[KNOWN.FOOD] 자취한지 1년 째, 음식을 해먹기로 결정한 이유와 그날의 갈치구이 | foods.co.kr | 자취생의 식탕 | 자취밥 | 갈치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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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0일에 작성해두었던 글과 사진을 바탕으로 다시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네이버 포스팅 시절)
작년 8월 10일, 작심삼일 글쓰기만을 하고 있던 저는 또다시 네이버에서 야심 차게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지금 쓰는 글도 며칠이 지나고, 몇 달, 몇 해가 지나고 나면 보기 힘들어질까요? 참 힘드네요. 어쨌든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다는 글을 열심히도 썼네요.
Welcome back! 2010년인가..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블로그를 시작하고, 제 고슴도치였던 또치에 대해 올리면서 행복했던 시간이 엊그제 같지만 벌써 시간은 2020년을 달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그동안 블로그에 매번 글을 쓰려고 다짐만 했지, 매번 주제를 생각하는 데에서 그치곤 했습니다. 일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이렇게 블로그도 할 겸, 일기도 쓸 겸해서 글을 써보기로 다짐했습니다. (중략) 최근에 영화 '줄리앤줄리아'를 봤는데, 작중의 '줄리'가 줄리아의 요리책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시작하는 것을 보니 이것도 좋은 경험이겠다 싶어요. 유튜브로 남기는 영상도 물론 좋지만, 블로그에 글로 남겨두는 것도 나름 표현도 정리하고 의미가 있겠다고 느껴졌어요.
- 이전의 나의 글에서
제목이 '자취한지 1년째, 음식을 해 먹기로 결정한 이유'입니다. 이유는 크게 거창하진 않았어요. 매번 배달을 시켜 먹기만 하는 것보다 하나라도 더 배워서 나중에라도 쓸만한 경험을 만들고, 좋은 식습관을 가지고,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겠죠. 아무래도 자취를 하다 보면 집에서 살 때보다 건강과 음식에 확실히 공을 덜 들이게 돼요. 독립을 했다면 스스로가 이런 것들까지 챙겨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날 저는 무엇을 해먹었을까요? 바로 갈치구이입니다! 자취생의 첫 요리치 고는 조금 강렬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인천 갔을 때 아버지께서 연안부두 가셔서 사 오신 갈치가 있어 몇 토막 가져왔지요. 갈치구이는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재료 준비]
- 갈치 2토막
- 소금 조금
- 후추 조금
- 부침가루 조금
- 식용유 조금
(조금이라니, 뭔 이렇게 부정확한...)
[조리 과정]
1. 갈치를 냉동실에서 꺼내어 해동합니다.
2. 해동 후에는 한 번 씻으면서 껍질을 정리해주고,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줍니다.
3. 10분 정도 간이 먹게 두고, 갈치에 부침가루를 입힌 후 살짝 털어서 튀김옷이 뭉치지 않게 합니다.
4.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센 불로 예열한 뒤 갈치를 올립니다.
5. 센 불에서 먼저 겉을 익혀주고, 한쪽 면이 노릇하게 익으면 뒤집어서 마저 익혀줍니다.
사진으로는 뭔가 지저분(?)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나름 이것저것 준비한 흔적입니다. 껍질을 정리하고, 후추를 뿌리면서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줍니다. 생각해보니, 이전까지는 제가 한 번도 해산물을 손질해서 해 먹어 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 말은, 어디서 사 먹었거나 부모님이 해주셨거나, 둘 중 하나겠죠? 직접 해보니까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더불어, 부모님께 대한 고마움을 느꼈어요. 이 당시에도 집을 나온 지 1년 정도였지만, 아직 완전한 독립은 아니었나 봅니다. 물론 지금도 비슷하지만요. :)
부침가루를 묻혀 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놓고 지글지글 구워줍니다. 튀김? 구이? 약간은 노릇노릇하게 튀긴다는 느낌으로 요리했어요. 이때 소리도 소리지만, 고소한 냄새가 정말 식욕을 자극한답니다. 자취방에는 치명적이지만 다시 찾고 싶은 마성의 고소함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자취방은 '하이라이터'여서 단계가 0~9로 있는데, 8 정도에서 겉면을 익혀주고 5~6 정도로 낮춰서 잘 익혀주었어요. 사진으로 비주얼은 그닥이라고 느낄 순 있어도, 정말 다시 먹고 싶은 갈치구이입니다.
흰쌀밥에 고소한 갈치 살, 어머니가 챙겨주신 무생채까지 더 하면 뭐가 더 필요할까요. (소주?) 포슬포슬하면서도 통통한 살 덕에 한 공기 뚝딱 해치웠습니다. 제가 한건 갈치를 구운 것뿐이라고 느껴지긴 하지만, 나름 잘 챙겨 먹었다고 자부합니다. 지금 봐도 가정식답게 잘해먹었네요. 올해가 가기 전에는 한번 생선을 구워 먹어야겠어요. 갈치는 생각보다 집안에 냄새도 덜 배여서 좋은 것 같아요. 제 최애 생선구이인 간고등어는 사실 냄새 때문에 도전을 못하고 있답니다.
이때의 생활상, 지금과 식기와 가구가 많이 바뀌었지만 사실 지내고 있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어쩌면 지금이 너무 가득 차 버렸다는 느낌도 드네요, 오랜만에 과거의 사진을 보니까. 그 변화하는 자체가 곧 저의 변화겠죠?
주방 정리를 마치고 빨래들을 개면서 친구들이 사다 놓은 아이스크림도 먹고, 영화 '아메리칸 셰프'도 틀었어요. 집에 살면서 여기도 나름대로 정이 들다 보니, 이렇게 사진으로 남겨두는 걸 정말 잘했다 싶어요. 이것도 언젠가 이 집에서의 추억으로 남겠죠. 그러면서 한편으론, 이렇게 아낌없이 지원해준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도 들고요.
- 이전의 나의 글에서
밥 잘 먹고 쉬는 와중에 어머니에게 왔던 카톡을 보여주면서 옛날 저의 글은 끝이 납니다.
그럼, 이 예전의 글을 굳이 왜 끌어올려서 쓰는 것일까요? 이 요리를 시작으로 저는 인스타그램에 제 취미나 관심사들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적는 것에 작심삼일로 실패를 하다 보니, 사람들의 접근성이나 정보 전달보다도 저의 앨범을 만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foods.co.kr이라는 계정을 만들게 되었고, 2020년 8월부터 이야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foods.co.kr/
인스타그램에 사진 위주로 피드를 채우다 보니, 아무래도 어떠한 설명 없이 해쉬태그만 채워가게 되더라고요. 앞으로는 새로운 피드가 있다면 블로그에도 같이 올리게 될 텐데요, 이전에 제가 했던 내용들도 오늘처럼 회상과 느낀 점을 고루 섞어 음식의 조리과정까지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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