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wn's JOURNAL

3월 2일의 감사일기

권노운KWONKNOWN 2022. 3. 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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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차 한 잔으로 시작하는 조금은 추운 아침이다. 어젯밤에는 픽사, 디즈니의 ‘소울’을 보고 잤다. 나온 지 한 1년 되었나, 마스크를 쓰고 영화관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딱히 명확하진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웠다. 어제 다시 봤을 때 느낌은 조금 달랐다. 결말과 그 의미를 계속 찾으려 하는 것이 마치 영화 속에서 피아노와 재즈가 자신의 삶의 목적이라 믿고, 그런 목적이 있어야만 삶이 값지다고 생각하는 조 가드너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소울은 삶의 목적 이전에 순수한 삶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 가치는 무엇을 하건, 무엇을 하지 않건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감각의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살아갈 이유가 충분하다. 몇 천 년 동안 인간으로서의 삶을 거부해온 22는 조 가드너의 몸 안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감각, 시간의 흐름, 맛있는 음식, 사람과의 관계 등을 짧게나마 경험하고, 조 가드너는 이런 22가 느낀 것들로부터 깨우침을 얻는다. 종종 내가 하는 감사가 무엇을 향해야 하는 것인지, 이것이 큰 의미가 있을지, 애초에 감사를 해야 하는 것인지까지 종종 회의적으로 변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다시 보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내가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겠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뜰 수 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어 감사하다. 3월엔 시간을 좀 내서, 영화 소울에 대해서 한 번 정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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