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WN.TRIP] 환절기의 북악산 트래킹과 서촌 나들이 1편 | 북악스카이웨이 | 북악산탐방로 | 부암동 | 자하손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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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공휴일에 대한 법이 개정되면서, 우리에게는 연휴가 생겼는데요. 지난 광복절 이후 또 다른 연휴인 개천절 연휴가 다가왔습니다. 연휴라서 먼 곳을 놀러 가거나, 연휴여서 집에서 푹 쉬거나,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편하게 즐기고 계시겠죠? 저도 딱히 어디 놀러 가야겠다는 계획보다는 집에서 여유를 즐기면서 친구를 만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젯밤에 강남에서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회사 동기들로부터 '북악산에 가보자'라는 얘기를 듣고, 즉흥적으로 오늘 10월 3일 오전 9시에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이 약속이 아니었으면 가볍게 어린이대공원에서 산책을 했겠지만, 저 혼자라면 굳이 찾아가지 않을 것 같아서 선뜻 동행하기로 했죠.
북악산을 올라가 본 적이 없었는데, 코스가 친절히 설명된 블로그 링크도 전달받았어요. 초행길이었지만 이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링크에서 추천하고 있는 코스를 대부분 따라갔는데, 저희 이동했던 동선을 먼저 요약해보도록 할게요.
https://blog.naver.com/parazero/222138821378
대중교통으로 52년 만에 개방된 "북악산 북측 탐방로" 1번 출입구 찾아가기
이번에 개방된 "북악산 북측 탐방로" 찾아가는 방법입니다. 대중교통으로는 북악산 북측 탐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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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남 : 광화문역 2번출구 2. 이동 : 7212번 버스 승차 → 윤동주문학관정류장 하차 → 창의문 도착 3. 준비 : 창의문 통과 → CU, 카페 '클럽에스프레소' 방문 → 북악산1번출입문 도착 4. 탐방_등산 : 북악산1번출입문 출발 → 3번출입문 통과 → 청운대안내소 통과 → 청운대 쉼터 통과 → 곡장 도착 5. 탐방_하산 : 곡장 출발 → 곡장 안내소 통과 → 4번출입문 통과 → 북악스카이웨이 따라 하산 → 3번출입문 통과 → 1번출입문 도착 → 창의문 쪽으로 하산 6. 점심 : 창의문 근처 '자하손만두' 7. 후식 : 서촌 걸어서 이동하여 '온그라운드' 8. 구경 : 온그라운드 맞은편 '더북 소사이어티' |
1. 탐방 전 부암동 가기
(창의문, 카페, 1번 출입문까지)
함께 하는 동기들은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만나서 같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어요. 7212번을 타면 금방 창의문 근처로 갈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북악산 탐방로에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이렇게 창의문 근처로 가서 1번 출입문까지 걸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3번 출입문에 가면 차도 정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주차 공간이 충분하지는 않으니 잘 고려하셔서 가야 할 것 같아요. 저희는 창의문 근처에서 CU도 가고, 카페도 가며 티타임과 정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요일에 이렇게 부지런히 움직여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이 자체만으로도 뿌듯한 시작이었습니다.
창의문(보물 제1881호)은 인왕산과 백악산이 만나는 곳에 있는 문이다. 사소문 중 유일하게 조선시대에 지어진 문루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문루는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741년(영조 17)에 다시 세운 것으로, 문루를 새로 지으면서 인조반정 때 반정군이 이 문으로 도성에 들어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공신들의 이름을 새긴 현판을 무루에 걸어 놓았다. 이 문 부근의 경치가 개경의 승경지인 자하동과 비슷하다고 하여 자하문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 '창의문 앞 문화재 안내 표기 인용'
https://www.clubespresso.co.kr/
(주)클럽에스프레소
(주)클럽에스프레소
www.clubespresso.co.kr
이제는 커피가 없으면 하루를 시작할 수 없는 몸이 된 이상, 창의문에 가서 커피를 한 잔 하기로 했어요. 위의 사진은 창의문 근처에 있는 카페 '클럽에스프레소'입니다. 메뉴판을 찍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다양한 원두가 있었고, 저는 과테말라를 골랐어요. 적당히 산미가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커피 맛에 그리 민감한 편이 아니라 맛있고 시원하게 먹었습니다. 카페는 우드톤의 가구와 진열장, 그리고 카페스러운 도구와 식기들이 진열되어 있어 조금은 맥시멀 한 느낌이었어요. 아침시간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좋았습니다. 커피 가격은 좀 비싸다고 느껴졌는데 (한잔에 6000원 수준 이상) 테이크 아웃하면 2000원을 깎아줍니다. 그래서 테이크 아웃했죠. :)
골목도 많고, 표지판도 많아서 어디로 가야 하나 하면서 이곳저곳 쑤시고(?) 다니다 보니 결국 1번 출입문에 도착했답니다. 혹시 1번 출입문에 가보고 싶은 분들은 창의문 근처 CU를 지나치면 세 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그중 가운데 길로 쭉 올라오시면 됩니다. 올라가는 중간중간한 적한 동네의 분위기와 예쁜 담벼락, 한옥 기와 풍경은 덤입니다. 창의문에서 1번 출입문까지는 걸어서 8분 정도 걸렸습니다.
2. 1번 출입문에서 곡장까지
1번 출입문을 지나면 바로 엄청난 계단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 진짜 등산의 시작입니다. 쌀쌀했던 아침 날씨는 어느새 쨍한 햇빛으로 뜨겁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경치도 보고, 대화도 하고, 쉬기도 하며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오랜만에 등산이 신선하게 느껴졌고, 재밌었어요. 야생화도, 도토리도 모두 귀엽고 반가웠습니다.
계단도 많았고, 산길도 관리가 잘 되어있어서 바닥의 질척거림 없이 쾌적한 산책이었어요. 1번 출입문에서 탐방로를 따라 3번 출입문, 청운대 안내소가 있는 곳까지는 중간에 한 차례 쉰 것까지 포함해서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3번 출입문에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주차가 가능하고 화장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청운대 안내소가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출입증을 받아서 지하철처럼 태그 후에 입산하실 수 있습니다. (입산 시간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주세요.)
■ 북악산 한양도성 탐방로 개방 시간
- 겨울(11월~2월) 09:00~17:00(15시까지 입산)
- 봄가을(3~4월/9~10월) : 09:00~18:00((16시까지 입산)
- 여름(5~8월) : 09:00~19:00(17시까지 입산)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1301178, 기사 인용)
옛 군견 훈련소 터에서 잠깐의 휴식을 한 뒤, 청운대 쉼터로 올라서 도성 성곽에 닿을 수 있었어요. 이곳까지는 청운대 안내소에서 12분 정도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높은 성곽의 높이에 압도되는 느낌도 받았고, 철조망들과 군데군데 군사시설 표지판이 보여서 한반도의 군경계에 있는 듯한 묘한 느낌도 주었습니다.
생각보다 날이 흐렸지만, 햇빛은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성곽에 올라오고 10분 정도면 곡장에 도착합니다. 날이 흐려도, 곡장에 올라서서 내려다본 경치는 나쁘지 않았어요. 올해가 늦여름의 여파로 단풍이 느리다고 하는데, 확실히 아직 단풍의 느낌이 없긴 합니다. 10월 말이 지나면 이곳의 색깔도 울긋불긋하게 변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바탕 사진을 찍었지만, 저희의 사진은 저희만의 추억으로 간직할게요. (ㅎㅎ) 생각보다 높이도 많이 안 높아서 적당히 등산한 느낌으로 기분 좋게 곡성을 찍고 하산했습니다. :)
3. 곡장에서 다시 1번 출입문, 창의
곡장으로 올라간 길 반대로 넘어가면, 곡장 안내소가 있고 그 길로 쭉 내려가면 4번 출입문으로 향합니다. 블로그에서 소개해줬던 대로 코스를 가보는 것이 목표여서 일단 쭉 가보기로 했어요. 곡장 안내소는 곡장을 내려오면 금방 있답니다.
이렇게 출입문이 있다는 게 다시 봐도 신기하네요. 출입증이 있는 것도! 다만 출입증의 목걸이가 관리는 되는 것인지는 의문이 들었어요. 코로나가 땀 같은 체액으로도 전파가 된다고 본 것 같은데... 공용의 출입증이 괜찮은지, 별도 소독 절차가 확실히 이행이 되는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뭐... 괜찮겠죠? 이미 마인드는 위드 코로나입니다. 14분 정도 더 내려가면 4번 출입문을 통해 북악 스카이웨이 길로 나갈 수 있습니다. 확실히 북악 스카이웨이 중간에 있어서 이쪽에서 탐방을 시작하기는 좀 애매한 위치로 느껴졌어요. 여기서부터는 북악 스카이웨이의 옆 숲길을 따라 하산했습니다. 내려가면서 이 길을 오르는 자전거 마니아 분들이 많이 보였어요. 경사를 열심히 오르는 는 모습에 제가 힘든 느낌이 들면서도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역으로 경사를 따라 아주 빠른 속도로 시원하게 내려가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너무 재밌게 보이면서도 저는 속도감 있는 걸 살짝 무서워해서 저러다가 혹시라도...라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물론 사고는 나면 안 되죠) 모두들 안전한 라이딩 하시면 좋겠어요! 15분 정도 내려가면 아까 갔던 3번 출입문이 있고, 다시 거기서 10분 정도 가면 1번 출입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산은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다 보니 쉬지도 않고 훨씬 빨리 이동했어요.
올라갈 때는 딱히 사진을 안 찍었는데, 내려올 때 시간이 점심시간에 가까워지니 가게들이 열려있더라고요. 아까는 한적한 일요일 아침의 동네였다면, 라라 랜드 노래도 흘러나오는 생기 있는 공간이었어요. 길을 따라 올라오시는 분들도 많아졌고요. 주말에 서울 근교로 가지 않고 동네 구경이나 산책하기에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내려오면서 메뉴를 좀 생각해봤는데, 동기가 찾아준 만두집에 가기로 했어요. 사실 동네 정취도 좋지만, 배가 점점 고파져서 얼른 내려가서 먹고 싶었습니다. (ㅠㅠ)
4. 부암동의 자하 손만두
허기진 상태로 '자하 손만두'에 갔는데, 웨이팅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희도 명부를 적고 20분 정도는 웨이팅을 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저희가 갔을 때는 12시 전이어서 많이 붐비기 전이었는데, 저희가 먹고 나왔을 때는 웨이팅이 50분 정도로 늘어난 것을 보고 (...) 대단한 가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에 인용글 보시면 '이 문 부근의 경치가 개경의 승경지인 자하동과 비슷하다고 하여 자하문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라고 쓰여 있는데, 왜 이 가게의 이름이 '자하'손만두인지 알 것 같아요.
자하 손만두는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처럼 보이는데요, 실제로 이 가게의 대표님이 살던 집이었다고 합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만나게 되는 이 식당의 뷰는 정말 좋습니다. 만약에 그대로 집이었고 내가 여기 살고 있다면 정말 얼마나 좋았을까 싶을 정도로, 음식만큼이나 뷰가 탐나는 식당이에요. 저희뿐만 아니라 손님들 대부분 음식을 기다리며 창밖 너머의 풍경을 얘기하고 계셨고, 따뜻하고 평화로운 부암동의 분위기가 정겹고 안락해 보였어요.
https://guide.michelin.com/kr/ko/seoul-capital-area/kr-seoul/restaurant/jaha-son-mandu
자하 손만두 – Seoul - 의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
자하 손만두 – 빕 구르망; 합리적 가격에 훌륭한 음식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 레스토랑의 정보, 가격 및 음식의 스타일, 오픈 시간 등을 미쉐린 가이드 공식 웹사이트에서 찾아보세요.
guide.michelin.com
자하 손만두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에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특유의 따뜻한 한국적인 감성이 있으면서 심심한 맛의 만두와 그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습니다. 떡만둣국은 만두의 색깔이 다채로워 시각적으로 좋았고, 김치 역시 맛있었습니다. 맛 자체는 지인들에게 충분히 권유해주고 싶은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다만 이전의 다른 블로거 분들이 포스팅하시는 것들을 보면 가격이 조금씩 인상되고 있는 점, 사람이 많이 있고 안내를 받아 밥을 먹는 것 외에 식당의 다른 공간을 구경하기에는 약간 눈치(?)가 보여서 아쉬웠어요.
5. 그다음 행선지는..?
점심을 먹고 저희는 카페를 가기로 했어요. 날씨가 좋다 보니 서촌까지 걸어서 이동하여 카페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서촌 구경했던 글은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작성하도록 할게요. 북악산과 부암동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단풍이 들고 하늘이 좀 더 청명하다면 더 멋진 뷰를 기대할 수 있을 테니, 이번 단풍 시즌에 맞춰 한 번 북악산 탐방로를 따라 곡장에 올라보시면 좋겠습니다! 1일 1포 스팅을 하려는 제 다짐을 지키기 위해 오늘은 이만 마치고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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